철학적 유머

남자 연극 뮤지컬 배우는 많아도, 남성 관객은 없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오페스 2019. 12. 20. 16:22
반응형

최근에 연극과 뮤지컬 공연을 보러 대학로에 자주 갔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공연쪽은 본적없었고요. 그런데 공연장에 가보면 남자 관객은 거의 없었습니다.


남녀 관객비율이 남자1, 여자9 정도 되었습니다. 연극공연을 처음 접한 입장에서 왜 남성 관객은 공연장을 찾지 않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아이언 마스크의 커튼콜 모습. 중대형 뮤지컬 공연은 대학로 공연보다는 남자 관객이 조금 더 많은 편이다.)


1.남자에게는 너무 좁은 좌석과 간격

대학로 공연장이 대체적으로 크지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좌석은 다닥다닥 붙어있고 앞뒤간격도 좁습니다. 쿠션이 없고 딱딱한 의자들도 많습니다.


여성보다 신체가 큰 남자가 그 좁은 공간에서 1시간 넘게 앉아있는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일입니다. 발을 뻗을수없는 비행기의 이코노미 좌석에 앉아있는 느낌입니다.



열악한 공연계의 특성상 어쩔수없다고 생각하고 이해하지만, 1시간에서 1시간30분정도 움직이지못하고 계속 앉아있기는 힘들었습니다.


거기에 영화관과는 앞좌석과 뒷자석의 높이차이가 별로 없어서 앞사람의 머리에 시야가 가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앞사람이 몸을 자주 비틀면 뒷사람이 공연관람에 방해받기도 합니다.


발은 못뻗고 머리도 움직임도 조심해야하니, 남자들에게는 관람에만 집중하기는 힘든 시간입니다.


2.영화대비 만족도가 떨어짐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1만원에서 12000원정도에 큰 스크린에 푹씬한 좌석에서 다양한 이야기와 볼거리의 영화를 볼수있습니다.


연극은 공간이 한정되어있어서 다양한 이야기를 연출하기 어렵습니다. 한 배우가 여러 역할을 맡고 한 무대에서 여러 장소가 연출되어서 연극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의아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시각적으로 화려함에 더 잘 반응하는 남성들 입장에서 연극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니다.



('모든 순간이 너였다' 커튼콜 장면. 기회가 된다면 다시 보고 싶은 뮤지컬이다.)


남자 관객들이 없는 이유는 1번 보다는 2번이 더 크지 않을까합니다. 여성관객들은 연극의 흥미를 느끼고 

한 공연을 여러번 보는 N차관람까지 하니까요.


어떤 분들은 연극이 비싸서 못보러가서 그렇다고 하는데, 공연관람비가 비싸서 잘 찾아보시면 연극 초대권도 많이 있습니다.


무료로 볼수있음에도 가지 않는 것이라고 봅니다.


모 사이트에 올라온 시사회 초대 이벤트 응모현황입니다. 영화는 264명,293명이 응모했으나, 연극은 불과 50명남짓입니다. 공짜로 보라고 해도 안보는 실정입니다.


('오펀스' 커튼콜 장면, 원작은 모두 남자역인데, 특별히 여성페어로 공연이 이루어졌다)


공연계가 10년후부터 상황이 많이 어려워질듯합니다.

대학로 공연장에 가보면 위에 말했다시피, 여성관객이 90~95%입니다. 남성관객은 전혀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 여성관객 나이대도 보면 20~30대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2018년,2019년을 기점으로 고등학교 졸업생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연극을 보러가는 주요 수요층인 20~30대 여성들이 줄어들고있습니다.


지금부터 10년후인 2030년에는 고등학교 졸업생이 40만명이 안됩니다.


전 세대층을 아우르는 영화와는 달리 적은 수요층으로 버티고 있는 대학로 공연계가 힘들어지지 않을 까 합니다.


여성관객만 있는 공연장 로비를 볼때마다 드는 생각입니다.


**글을 쓰다보니 너무 두서없이 썼네요.**

('정글라이프' 커튼콜 장면. 공연장이 작아서 오히려 배우들의 생생함이 잘 느껴졌던 뮤지컬이다.)


■주제넘지만 당부의 말씀


연극에 흥미가 없는 분들을 연극관람 시켜주겠다면서 데려오신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공연중에 고개 푹숙이고 주무시는 분을 2분 봤는데, 모두 남자였습니다. 한분은 남녀 데이트하러 온 커플이였는데, 공연 시작하고 얼마안되서 주무셨고, 다른 한분은 회사에서 같이 온 동료로 보였는데 맨 앞자리에서 주무시는 모습을 봤습니다. 열연하는 배우들과 너무 대비되어서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연극관람을 처음 하시는 분들은 공연에티켓을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영화는 졸면서 봐도 필름을 틀어놓는 것이기에 상처받을 배우들이 없지만, 연극은 배우들도 사람이기에 상처받을 수 있습니다.

반응형